저는 기계공학부 2학년 학생입니다.
사실 중학생 때 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서 중3 때 부터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학교다니면서 조금씩 프로그램에 열정을 쏟았어요.
프로그래밍하다가 늦잠자서 학교 점심시간 이후로도 가보고.. ^^;;
고등학생 때 부터는 거의 내 진로는 프로그래머라고 확신을 가진후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엔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래밍 공부가 힘든게 아니고 프로그래밍을 할려면 그에 뒷받침되는 기초과목들이 더 중요하더군요.
뭐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고3 수능후에 대학 원서를 쓰게 됐습니다.
붙었는데 당시엔 기분이 묘했습니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근데 사람이라는게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되더라고요. 나는 프로그래밍을 취미로만 삼을것이고 업으로는 삼지 않을것이다.
어차피 컴공은 취업도 힘들고 야근쩐다더라, 박봉에 시달린다더라, 업계가 거품이 심하다, 이런 말만 자꾸 떠올랐죠.합리화하기 위해서 아마도 듣고 싶은 말만 들렸네요. 틀린말은 아니지만요.
이런 생각이 반복되면서 저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마음 한편에 넣어두고 점점 프로그래밍이라는것에 조금씩 관심이 멀어져갔죠. 그러다가 2008년 6월 입대를 하게 됩니다. 2년동안 얻은것도 많지만 ... 잃은게 더 많네요. 알고리듬지식이 점점 희미해지고 수학이든 영어든 물리든 전부 하향조정되게 됩니다. 학교 전공과 관련되는 지식은 다시 보게되면 다시 기억이 날테지만 프로그래밍은 안그렇더라고요. 전공과 거의 상관이 없어서 의무적으로 보지 않는 이상 고급지식은 얻을 기회도 컴공에 비해서 없어지고 당장 전공공부도 급한데 프로그래밍에 열정을 쏟을 시간적 여유도 없고요. 뭐 잘하는 사람은 뭘 하더라도 잘하지만 저는 아니거든요.
지금 저학년 때는 컴공이랑 차이가 미비할지 몰라도 나중 고학년 되면 컴공하고의 실력차가 많이 나겠죠. 취미로 하는건지 전공으로 하는건지 그 차이가 생각보다 심합니다.
주위사람들은 "비전공자가 그 정도면 잘하는거 아니냐?" 라고 하던데, 저는 전공자만큼 알고 싶고 전공자이상으로 잘하고 싶습니다. 그럴려면 공부를 하면 되겠지만, 위에다 써놨다시피 제 전공이 더 급하네요. ㅠㅠ
얼마전에 스터디하면서 알게된 분이 가끔씩 "정컴으로 전과하세요." 라는 말을 하면 내색은 안하지만 막 마음이 쿵쾅쿵쾅 거립니다. 진짜 해버려? 라는 충동도 들고요.
휴우 일단은 이 뜨거운 불타는 맘을 가슴한켠에 밀어놓고 현실에서 정진해야겠어요.
또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으면 싫어진다고도 하니까 더욱 그렇고요.
아이고 어쩌다가 길이 길어졌는데. 혼란스럽네요.
제 2의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는지, 저녁이라 잡생각이 많아진건지.